독후감49. 핵가족 (한요셉)

핵가족
한요셉
2023.7
416쪽
9791168126770
위즈덤하우스



 원래 소설을 잘 안 읽는데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읽는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게 된 계기가 조금 특이한데, 현재 뜨고 있는 아이돌 '키스 오브 라이프'의 하와이 출신 멤버의 친오빠가 쓴 책이라고 해서 읽게 되었다. 하와이 출신이지만 한국계로, 이민 몇 세대인지 나와있지는 않지만 쥴리는 이민이 아니라 하와이 출생자로 나오는데, 한요셉은 어릴 때 이민을 갔다고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부모님이 이민 1세대인 듯 하다. 실제로 소설 속에도 본인은 한국 태생이고 동생은 하와이 태생인 남매가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본인들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는 투영되어 있는 듯 하다.

 나는 한국에서 태어나 일부 외국에서 산 기간을 빼고는 한국인으로서 쭉 산 한국인이고, 외 국에 살 때도 완벽한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이민자의 처지를 생각 해 본 적은 없다. 다만 유럽 에 살 때, 유럽 시민이나 거주민은 무료 입장이고 그 외 지역 사람들은 티켓을 끊어야 하는 경 우가 있는데 얼굴만 보고 외국인 줄로 가라고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물론 입을 열고 말을 하 거나 신분증을 보여주면 해결되긴 하지만) 그 나라 태생인 아시아계는 평생 그렇게 얼굴 만으 로 이방인 취급을 당하면서 살았을 텐데, 그건 어떤 느낌이려나 궁금했던 적은 있다. 넷플릭 스에도 캐나다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가볍게 다뤄낸 "김씨네 편의점"을. 재미있게 봤는데 이 역 시 비슷한 결의 (그러나 가볍지 않은) 한국인 이민자의 디아스포라 이야기인데다가 오빠-여동생 남매 이야기여서 많이 생각이 났다.

 하와이 미국인은 생각도 못해봤는데...! 보통 하와이 원주민을 생각하지 하와이에도 한국인 이민자가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해봤다. 근데 뭐, 하와이 주지사가 일본계이기도 하고 일본인 이민자들도 많다고 하니 중국계, 한국계도 많을 수 있는 데다가 예~전에 구한말에 농장에 '애 니깽'으로 일하러 간 조선인들도 있었으니... 오히려 없는 게 이상하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다 그리고 저자는 한국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게 한국의 분단 현실, 무 속신항 등도 소설 속에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다. 한국 정서를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느껴지 기도 했고 한국어로 표현되어 있는데 그게 어색하지 않을 정도라 한국어로 썼나? 싶을 정도였다. (뒤에 작가의 말에 영어로 썼다고 되어. 있었다.)

 중간 중간 마약이나 환각, 빙의 등에 대한 표현도 책에서 독특하게 글씨로 그려 놓아서 작가의 표현력과 창의력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그리고 여러 인물의 관점에서 그들의 in one's shoes 가 잘 되어 있었고 짧은 호흡으로 챕터가 나누어져 있어서 읽기 쉽고 편하면서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이었다. 마무리가 조금 호로록 넘어가는 느낌이 있고 감정 묘사가 많고 상황에 대한 묘사나 개연성은 부족한 편이라서 조금 아쉽지만 앞으로 3부작이 나온다고 하니 더 나아 질 거라고 생각된다.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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